나는 자유를 꿈꾼다. 죽는 사람들 다 죽어도, 나도 따라 죽는걸 알면서도 자유를 꿈꾼다. 그것이 삶이리라!!
그리하여 나는 맑고 아름다운 김은경을 꿈꾼다!
25일 아흔두 해 생을 마감한 박용길 장로는 고 문익환 목사의 부인이기 이전에 같은 길을 걷는 동지였다.
고인과 문 목사는 일본 유학 시절인 1938년 도쿄의 한국 신학생 모임에서 처음 만났다. 박 장로의 집안은 문 목사의 건강을 이유로 결혼을 극구 반대했다. 하지만 박 장로는 “단 하루라도 좋으니 이 사람과 같이 살고 싶다”며 1944년 결혼했다. 당시 문 목사는 신학생 신분이었다.
두 사람이 고난의 길을 걷게 된 건 1976년 문 목사가 ‘3·1 민주구국선언 사건’에 참여하면서부터다. 박 장로는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옥고를 치른 문 목사를 위해 다른 구속자 가족들과 함께 석방운동을 하며 사회운동의 길에 뛰어들었다. 이때 박 장로와 인연을 맺어 평생을 교유한 박영숙 미래포럼 이사장(79)은 “평생 화를 낸 적이 없는 분이지만, 경찰이나 감시원이 부당한 일을 벌이면 따귀를 때리며 호통을 칠 만큼 기개가 대단했다”며 “다른 이들에겐 늘 넉넉했지만 본인 생활은 검소했다”고 회상했다.
